구약 시대와 달리 신약 시대 신자는 세상 나라의 시민이면서 동시에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다. 신자는 세상 법을 지켜야 함은 물론 하늘 나라의 시민으로 성경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하나님 앞에 신자인 목회자도 이 점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는 이 세상에서 치외법권적 존재가 아니다. 세상 상식과 법을 어긴다면 그도 세상 법정에 서야 한다. 물론 성경 말씀을 어긴다면 교회의 징계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구약 시대와 달리 신약 시대 목회자는 노회와 교회를 통해 초청을 받아 하나님의 소명과 사명을 수행한다. 구약 시대와 달리 하나님은 직접 목회자에게 나타나 계시하지 않는다. 이미 신구약 성경이 완성되었다. 하나님은 완성된 계시에 따라 교회를 통치한다. 하나님의 뜻은 교회라는 공식적인 기구를 통해 목회자에게 전달된다. 이것이 신약 성경이 말하는 교회론이며 목회학이다.
목회자는 세상의 상식과 법은 하나님의 일반은총으로부터 나온 결과임을 또한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 은총 때문에 인간 사회의 질서가 유지되고 보존된다(롬13:1-7절). 이 덕분에 교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복음을 전할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반은총이 무시된다면 사회의 질서가 무너지며 결국 교회도 피해를 받는다.
이를 잘 안 사도 바울은 통치자를 위해 기도하라고 디모데에게 권했다(딤전2:2절). 그리고 바울은 세상 통치자에게 복종하고 순종하라고 신자들에게 권면도 한다(딛3:1절). 나라가 정한 법을 준수함으로 세상 권력에 순종하란 뜻이다. 세상 상식이나 법을 어긴다면 목회자라고 용서될 수 없는 이유이다. 오히려 목회자는 상식과 법을 준수하는 면에서 하나님 앞과 신자들 앞에서 모범적이어야 한다.
사도 바울이 이를 증언한다. "바울이 공회를 주목하여 가로되 여러분 형제들아 오늘날까지 내가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겼노라 하거늘"(행23:1절) "이것을 인하여 나도 하나님과 사람을 대하여 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쓰노라"(행24:16절) 목회자는 성경 말씀에 따라 사는 삶에서도 당연히 신자들의 본이 되어야 한다.
제직이나 공동의회의 동의도 없이 목회자가 교회의 행정과 재정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것은 세상 상식과 법 그리고 성경의 가르침에 어그러진다. 만약 목회자가 교회의 재정을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이는 횡령죄로 교회 밖 세상에서도 법적 징벌을 받는다. 그리고 목회자가 간음죄를 범한다면 이것도 세상 상식, 법과 성경의 규례를 어긴 것으로 그에 해당하는 법적 징벌을 받아야 한다.
물론 범죄한 목회자의 직분은 즉시 정지되어야 한다. 그는 교회 앞에 회개한 후 노회와 교회의 처분을 겸손히 기다려야 한다. 교회는 그 이유를 신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이것이 세상 상식이며 성경의 가르침이다. 그러나 범죄한 목회자가 이런 일에 분명하게 처신하지 않는다면 세상 법정에 설 각오를 해야 한다. 이로써 그는 이미 자신을 신자가 아닌 불신자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교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런 일에 온정주의는 교회를 더욱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교회는 목회자를 세상 법정에 세우는 일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세상 법정에서 하나님의 이름이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말이다. 이를 위해 범죄한 목회자의 참된 회개의 자세가 무엇보다 먼저 필요하다. 이런 자세는 그가 진실한 목회자란 증표이다. 노회와 교회는 일정 기간 후 이런 목회자를 복구시켜 주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범죄한 목회자가 오히려 적반하장 격으로 행동한다. 범죄 후 더욱 완악해진다. 교회와 노회의 결정에 순종하기보다 하나님의 직통 계시를 주장하며 하나님의 용서를 받았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한다. 이로써 그는 자신이 거짓 목자란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이런 그를 교회는 당연히 이방인으로 취급해도 좋다.
문제는 분별력이 없는 신자들이 범죄한 목회자를 따름으로 교회가 분열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 심각한 범죄이다. 범죄한 목회자 편에 섬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싸움 붙이고 분열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때 신자는 조용히 처신하며 노회와 교회의 결정을 신중히 살피며 겸손하게 순종해야 한다.
목회자 윤리 강령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기업체의 부서마다 매뉴얼이 필요하듯이 교회도 개척부터 목회자의 윤리 강령이 필요하다. 목회자 자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목회자의 부정과 불의를 사전 예방하고 억제시키는 효과도 얻는다.
목회자 윤리 강령은 교단 차원에서 제정하여 소속 교회들에 알려 준수하도록 지도할 수도 있다. 예수님의 선교명령(마28:18-20절)과 목양명령(요21:15-17절)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이로써 교회의 존재 목적 - 하나님 나라의 효과적인 건설과 확장 - 이 달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