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탈없게 해주세요 / 우 연
회양목 잎이 올해는 유난히 싱싱하다
이때쯤이면 벌레도 둥지를 트는데
벌레를 잡으려다
사람을 잡을 뻔했다
썩은 개나리 가지를 잡자마자
쿵 ! 한발 아래 시멘트 바닥에 떨어졌다
뒤탈없게 해주세요
뒤탈없게 해주세요
비몽사몽간에 외친 기도
이틀이 지나자
여기 저기 아프다
왼쪽 엉덩이
왼쪽 무릎
손목, 얼굴
심지어 왼쪽 가슴까지
쑥쑥 아프다
뒤탈없게 해주세요
나도 모르는 기도로
큰 탈없이 지낸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
( 로마서 8 장 26 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