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시대 그리스도의 복음이 온 인류에게 전해질 것이다(마28:18-20절). 온 민족에게 다 전해질 때 그 때 인류 사회는 끝을 볼 것이다(마24:14절). 복음이 전해짐에 따라 세상의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은 이스라엘이 밟았던 전철대로 종교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유사한 발전 단계를 보인다. 물론 상이한 발전 단계는 복음 전파와 흡수의 정도와 수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1. 출애굽 이전 단계 : 각종 우상의 숭배와 전제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단계
2. 출애굽 단계 : 복음 전파로 인해 서서히 악한 세대로부터 벗어나는 단계
3. 광야 삶 단계 : 심리적/사회적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의 투쟁 단계
4. 사사 시대 : 성경적 지도력의 부족과 부재(不在)로 인한 혼란 단계
5. 다윗 시대 : 성경적 지도력의 확립으로 복지 사회를 세우는 단계
6. 솔로몬 시대 : 전반적 성장과 발전 후 주변 나라에게 문화적 영향을 주는 단계
7. 열왕 시대 : 창조주 신(神)을 버린 후 배금주의로 인한 내부의 윤리적 쇠퇴 단계
8. 바벨론 포로 시대 : 외침에 의해 쉽게 망할 수 있는 단계
첫 단계는 복음이 특정 민족에 처음으로 도입되기 직전이나 직후를 보여준다. 둘째 단계에서 사람들은 믿음으로 개인적으로 구원 받아 악한 세대로부터 하나님 나라(또는 교회)로 들어간다. 셋째 단계에선 신자들이 하나님 나라의 법(기독교 윤리)에 따라 살려는 노력에 의해 인격과 삶에 변화가 일어남을 보여준다. 여기까지 하나님 나라는 개인의 인격 영역에서 실현된다.
넷째 단계에선 신자들의 미성숙과 자질 부족 때문에 사회 삶에서 발생하는 영적 투쟁에서 승리보다 자주 실패함을 보여준다. 다섯째 단계에선 교회가 배출한 유능한 기독교 지도자를 사회가 인정하고 따름으로 사회가 전반적으로 급격하게 발전하고 성장한다. 여섯째 단계에선 전 단계의 결과 덕분에 대외적인 영향력도 빠르게 상승한다. 이들 단계에선 개인 신자의 신앙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민족 사회 안에 세워져야 한다.
일곱째 단계에선 기독교 출신 지도자들의 불신앙과 타락으로 인해 권력, 부(富)와 성(性)이 지배하는 사회로 바뀌며 개인적 그리고 사회적 윤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하된다. 여덟째 단계에선 내부의 심각한 부패로 인해 외침에 의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들 단계는 교회의 영적 타락과 동시에 하나님 나라와 민족 사회가 함께 쇠락됨을 보여준다.
그리고 첫째와 둘째 단계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구세주(救世主: Savior)라는 복음이 죄인 인간을 흑암의 권세로부터 구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셋째 단계부터 복음의 내용은 구세주(救世主: Savior)로부터 하나님 나라의 왕인 주(主: Lord)로 바뀌어야 한다. 신자들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기 위해 하나님의 법을 지킴으로 성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로써 사회의 윤리 수준도 서서히 향상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회와 신자들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고 사는 정도의 신앙 삶으로 만족한다. 예수님을 구원자로 믿는 신앙은 칭의 단계로써 '모으는 목회'를 위해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칭의는 성화를 위한 출발점으로 교회는 '보내는 목회'를 목표하며 예수님을 주(主: Lord)로 믿고 신뢰하는 신앙 삶을 가르쳐야 한다.
그럼 한국 사회는 지금 8단계 중 어디에 있는가?
둘째 또는 셋째 단계에 있거나 이를 지나 넷째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에게 넷째 단계는 이미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상속한 상태를 뜻한다.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무교, 불교 그리고 유교가 강하지만 기독교도 전반적으로 우세하다. 위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이 단계부터 예수님이 구원자가 아닌 만유의 주로 고백하는 신앙은 참으로 중요하다.
5단계로 진입하기 위해 한국 교회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약의 사사 시대는 다윗이라는 유능한 지도자의 등장으로 끝났다. 그는 철저히 하나님의 주권 아래 산 통치자였다. 한국 교회는 신자들이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 Lord)로 섬기는 100% 순수한 신앙 삶을 살도록 가르침으로 민족 사회를 위해 진실한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와 목회도 개혁되어야 한다. 담임목사 중심의 목회로부터 교회의 머리인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목회로 전향적으로 교회는 급선회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어둠, 혼란과 영적 침체가 이를 잘 증언한다. 한국 교회는 민족을 생각함이 없이 자신의 몸만 불리기 위해 '모으는 목회'에 집중한다. 목회자만 만족시킨다. 그러나 물이 흐르지 않고 모이면 썩듯이 '보내는 목회'를 겨냥하지 않는 '모으는 목회'는 썩기 마련이다.
다른 추측도 가능하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 교회는 민족 사회를 위해 진실한 성도들을 많이 배출했다. 이 덕분에 민족 사회는 급속하게 발전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강국이 되었다. 이 사실은 한국 사회가 곧 7단계로 들어 갈 수 있음을 뜻한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 적용 가능한 추측이라면 한국 교회는 무엇에 치중해야 하는가?
신자들이 경제적 번영과 물질적 형통에 매몰되어 창조주와 구원주 하나님 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버리고 떠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도록 한국 교회는 힘써야 한다. 이 단계에서 번영신학 같은 기복주의 신앙을 계속 추구함은 자살 행위와 같다.
세상이 아무리 지상 천국같이 보일지라도 성경이 약속한 소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 아무리 살기 좋은 곳이라도 신자들에겐 영적으로 광야와 같다. 하나님이 하늘에서 매일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 주지 않는다면 그곳에선 살 수 없다.
신자들은 풍요로움 가운데서도 일용할 양식을 매일 하나님께 구하는 영적 갈급증과 겸허를 가져야 한다. 빈손으로 출생했듯이 빈손으로 주께 돌아감을 신자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성화 노력만이 한국 교회와 사회를 살리고 늘 생동감 넘치도록 돕는다.
다른 한편 미국과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은 7 단계를 거의 지나 8 단계에 속할 수 있다. 이들은 이미 전반적인 쇠퇴 증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 지금 기독교 신앙이 핍박 받고 있다. 윤리와 도덕 수준도 예전만 못하다. 기독교 나라인 뉴질랜드 국민은 이미 종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내부적으로 이들 나라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나라의 사회는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다. 반면 무술림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며 그 영향력도 점점 넓히고 있다.
이들 나라의 쇠퇴는 불가피하다. 8단계에 놓인 나라의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재림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열심히 전해 남은 자들을 돕는 것이다. 이것이 이들 나라의 교회가 시대적으로 맡은 사명이다. 멸망 전부터 선민 사회에서 활동한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과 다니엘의 사명을 교회가 맡아 수행해야 한다.
8단계의 도움으로 본 인류 역사는 지상 교회들이 자신의 민족이 구속사의 어느 단계에 속하는지를 쉽게 판단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엇에 힘써야 할지를 알도록 돕는다. 물론 8단계의 성경 역사관을 이용하여 신자 개인도 신앙 삶의 수준을 판단한 후 무엇에 힘써야 할지도 알 수 있다.
8단계로 본 성경의 역사관은 한국 교회가 성경의 순수한 말씀에 입각한 목회, 신앙과 윤리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을 가르친다. 교회는 '모으는 목회'뿐만 아니라 '보내는 목회'를 겨냥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신앙 삶을 살도록 신자들을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해 목회자는 다른 지체들인 신자들과 동등한 지체임을 항상 의식하며 주의 종으로서 섬기자는 자 또는 봉사자로서 낮아져야 한다. 소비자에게 신뢰 받지 못한 상품과 기업이 퇴출되듯이 신자를 위하지 않는 교회와 목회도 결국 퇴출될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인 다원화 시대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를 둔 가치관으로 살도록 성도들을 격려함으로 기독교가 다른 종교들보다 윤리 면에서 훨씬 우월함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신4:6,마5:16절). 말로 하는 복음 전파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한국 교회가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힘써야 할 이유이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혼란한 사사기를 맞은 이스라엘처럼 한국 사회도 영적 혼란에서 빠져 나올 줄 모르고 있다. 이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가? 구약 시대 사무엘은 이스라엘을 하나님께 돌아오게 한 후 다윗을 택해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움으로 하나님 나라를 건설했다.
마찬 가지로 한국 교회와 목회자도 두 가지 사명을 갖는다. 우리 죄를 위해 죽고 사흘 만에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주(主)임을 그리고 곧 재림할 예수님이 우리의 구원을 완성시킬 심판주임을 신자들이 삶으로 고백하도록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다. 실로 민족 사회의 운명은 민족 교회의 역할에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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