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구속사 또는 신국사를 변함없이 기록한다. 그러나 역사와 문화를 달리하며 하나님의 성역사는 다르게 설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늘 동일하다. 다시 말해 성경에선 변함없는 진리(논리, 의미)가 늘 변하는 역사(사건, 상황)를 통해 다르게 설명된다. 여기 성경과 신학 사이 차이가 난다. 성경은 구속사의 현장이라면 신학은 구속사에 대한 이론이다.
신학은 역사를 관통하여 변함없이 흐르는 논리에 대한 학문적 연구 방법이다. 그러나 성경은 역사로 설명된 논리 또는 논리를 띤 역사를 말한다. 성경 해석을 위해선 신학의 논리가 전부가 아니다. 역사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설교는 논리적 주장으로 끝난다. 물론 기독교 신학은 제대로 습득되어야 한다. 신학이 없는 성역사는 세속사(世俗史: secular history)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세속사는 인간의 이성과 상식에 따르며 동시에 영웅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구속사는 하나님께 둔 믿음에 따르며(히11:6절)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에 대한 이야기이다(눅24:27절). 그리고 세속사는 하나님의 일반은총(상식)에 그러나 구속사는 하나님의 특별은총(믿음)에 속한다. 이 두 역사의 주인은 모두 하나님이지만 세속사에선 불신자들을 통해 그러나 구속사에선 신자들을 통해 하나님이 일한다. 세속사에선 육신의 자녀들이 세상 시민이라면 구속사에선 신자가 하나님의 자녀들로 하늘 나라의 시민이다.
성경에 기록된 믿음의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상식적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아브라함은 한 민족의 조상이 되고자 갈데아 우르를 떠나 멀고 먼 길을 간 것이 아니었다. 그의 후손이 세울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민은 물론 하나님 나라일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성경 처음부터 말하는 주제이며 그 나라는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에 의해 마침내 세워지고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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