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나님은 출애굽한 이스라엘을 광야로 인도했는가? 일주일내 가나안으로 인도할 수 있었지만 첩경인 왕도를 피하고 광야로 이스라엘을 인도했다(출13:17절). 광야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할 훈련 장소였기 때문이다.
우선 광야는 아주 험한 곳으로 경작이 불가능한 죽음의 땅이다. 악한 자가 숨어살고 무서운 짐승들만 사는 곳이다. 그리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광야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성, 지혜와 힘이 자연 앞에서 무용하고 무력함을 절절히 깨닫는다. 사람들은 자연 환경에 무조건 순응하며 살아야 한다. 광야에서 간접적으로 신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런 곳에 유목민들이 살며 이들은 미정착 사회를 구성하며 이곳저곳에 흩어져 산다. 이들은 목축에 의존한다. 초장을 따라 이들은 이곳저곳 이동하며 산다. 이들은 계절의 변화에 아주 민감하다. 공간이 아닌 시간이 이들의 삶을 지배한다. 그러므로 광야에선 이동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재산을 소유해야 한다. 너무나 많은 재물은 이동에 불편과 방해를 주며 이로 인해 이동의 시기와 때를 놓친다면 풀을 얻지 못해 자기 생명과도 같은 가축들을 모두 잃을 수 있다. 유목 사회는 농경 사회와 달리 재물보다 사람이 더
귀하고 그 결과 사람들이 대체로 평등하다.
이렇게 광야는 정착 사회인 농경 사회와 완전히 다른 life-style과 way of thinking을 강요한다. 공간이 아닌 시간이 지배하는 사회 그리고 물질보다 사람을 더 귀하게 보는 사회이다. 종속적 사회가 아닌 평등 사회이다. 그리고 목표를 정확히 가리키는 지도는
무용하고 방향만을 가리키는 나침반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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