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족

산티아고 ~~보영

안명애 2017. 5. 6. 23:41

던전 같던 돌산을 지나 Burgos 에 도착했다.큰 도시다.

대성당과 똑같이 생긴 엽서를 두 장 사고 correos에 들러 한국으로 짧은 글을 보냈다.

한 장은 본가로, 한 장은 신림 자취방으로 .... 미래의 나는 엽서를 읽고 어떤 기분일까아...

 

 

 

 

 

 

 

내일은 Leond으로 간다. 거기서부터 다시 걷는다.

메세타 구간을 뛰어넘기로 마음먹은 건 꽤 오래전 일이다.

3주쯤 더 걸으면 도착한다. 오늘 나는 또 계단 없는 2층 침대를 배정받았다... 하하

 

아까 villayuda 마을을 지나면서 두 갈래길을 마주쳤는데 테레사와 안나가 나를 부르더니 지도를 보여줬다.

여기서 선택해야돼.왼쪽 길은 흙길이고 시내에 빨리 도착해.

오른쪽 길은 좀 돌아가지만 시내를 통과하며 갈 수 있어 대신 다 아스팔트 길이야..  지나가던 청년 순례자가 길은 왼쪽이 더 낫다며 몇 마디 얹더니 고민한다. 우린 결국 다같이 오른쪽 길로 왔다.그래서 너무 힘들었다....길가라 큰 트럭들이 많이 다녔고 콘크리트 길은 발에 불을 냈기 때문....   그래도 시내를 보며 올 수 있었다.매일 시골길만 걷다가 많은 사람들과 상점들을 만나면 너무 어색하다...

사실 순례자 입장(?)에서는 대도시보단 시골길이 낫다.

부담 없고....그치먄 시골에서 살면 재미 없을 것 같다고 아까 걸어오면서 생각함....

 

 

 

 

비바람 부는 Leon....

씻고 레온 이후 구간들을 정리해보니 18일 후면 산티아고에 도착할것 같다. 이후 여행 일정까지 며칠 시간이 뜬다.

포루트갈에 잠시 들러야겠다...

 

 

Leon은 워낙 큰 도시라 빠져나오는 데만 한 시간반쯤 걸렸다..

가우디의 초기작인 parpdor건물을 지나 한참 걸으니 누군가 옷을 입혀놓은 비석도 보인다....

villadangos del paramo에 도착했다.

오늘은 너무 힘들었다...   parador 앞에서 잠시 서 있었는데 누군가 말을 건다.excuse me.Korean girl...(난 코리안 걸이 너무 웃겼다..)

수줍게 말을 건낸 동양인 청년은 어리버리한 말투로 내가 너 찍어줄께

나 좀 찍어줘 한다...

난 괜찮으니까 너 찍어줄께~하니까 진짜? 너무 고마워 하며 파란색 디카를 건네준다. 어디서 왔냐 물으니 일본이라고 했다.

내가 코리안 걸인건 대체 어떻게 안 걸까...여튼 기분 좋게 찍어주고 다시 걸었다. 그 청년은 오늘 내내 다리를 절며 걸었다.

 

 

 

 

 

그리고 앞에 가던 한 남자를 앞서가다 hola! 하고 얼굴을 보니 부르고스 이전에 만났던 한국인 아저씨 같았다. 어?! 하고 아는 체를 하려고 하니 그 아저씨도 어?! 한다. 아 그 아저씨 맞구나 하고 말을 붙이려는데 중국어로 너 한국인이니? 한다...  너무 똑같이 생겼는데.. 그 사람은 아마도

내가 같은 동양인이라 반가워한 줄로 알았나보다.. 괜히 머쓱해져 한궈련 맞다고 하고 다시 걸었다...

 

 

그리고 어제 나는 호스텔 트윈룸에서 잤는데 나의 룸메(이름도 국적도 모르는)에게 아침에 까미노 어디서 시작되냐고 물어봤다.

대도시라 찾기가 힘들었기때문...그랬더니 호스텔 밖에까지 나가서 열심히 알려준다...너무 감동이었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대성당을 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영어로 뭐냐며 두 손을 모아 눈을 감고 기도하는 시늉을 했던 것...

내가 cathedral? 하니 맞다며 끄덕인다.. 왜인지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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