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족

산티아고~~보영

안명애 2017. 5. 12. 23:41

 

 

 

200 키로때로 들어왔고 ...Santibanez de Valdeiglesias에 도착했다..

오전에 알베르게를 떠나기전 대화를 나눴던 한국분은 40일째 걷고 계시다고 했다.

아주 느리게 걷느라 이제야 2/3 지점에 왔다며 웃어 보이셨다.

 

 

오늘 초반길은 너무나 재미없는 길의 연속이었다.. 한 두세시간은 계속 그러다가 아기자기한 마을들이 조금씩 나오면서 괜찮았다. 레온부터 산티아고까지의 길리시아 지방은 비가 자주 온다던데 오늘.내일은 해가 뜨겁다.이후론 계속 비예보...

 

 

 

아~죠스 떡볶이 먹고 싶어 죽겠네......나는 보카디요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빵 이제 싫어......

비빔밥..순두부찌게..들깨칼국수..닭갈비..백순대..먹쉬돈나 다 먹고 볶아주는 볶음밥..

서병장 부대찌게..왕십리 띵똥와플..한솥 치킨마요..gs감동란..불닭볶음면..파래김..

계란말이..해물파전..오향족발..  맨날 걸으면서 읊는다..왼발에 맞쳐서..그럼 신기하게 더 힘들어짐..

 

 

Murias 도착..왜 자꾸 힘들어지는 걸까?..오늘은 등산 양말 한 짝을 잃어버렸다..

남은 한 켤레는 발바닥에 구멍이 났다..우테르가에서 만난 분이 떠오른다. 딸이 헤드렌턴을 잃어버리고 슬퍼하길래 너 그거 가지고 태어난 거 아니잖아! 했다고... 

 

 

 

 

요즘 밥 맨날 거지같이 먹고 다녔는데 오늘 파타타스(스페인식 고로케) 먹고 또 눈물 나려고 하는 사람....

 

 

재미없는 길의 연속 ..조그만 가게에서 쉬고 있는데 나헤라에서 저녁을 사주셨던 건축가 아저씨를 만났다.많이 수척해 지셨다. 순례자 복장을 한 사람은 새(살아있음:)와 함께 크레덴시알에 도장을 찍어줬고 십자가 그물을 다시 지나 Rabanel 도착...

 

 

 

 

내일부터는 조금 높은 산을 다시 올라야 한다아...

이제 오르막이 나오면 나름 제일 힘이 덜 드는 자세를 취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피레네를 생각하자...그러면 이것은 병아리 언덕이 된다.. 병아리 언덕 ....

 

토요일까지 비예보다..판초를 꺼내놓고 자야지..

비가 오면 바람이 많이 불어 더 힘들다.. 흐린날의 장점은 자외선을 덜 받는다는 것 뿐...

비바람은 너무..너무다....

 

아까 쉬어가던 작은 가게에서는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가 흘러나왔고 프랑스 순례자와 나는 흥얼거리며 따라불렀다..찬송가로 하나되는 까미노...

 

 

EI Acebo 도착.. 힘든 길이었다..누군가 쉼터에 써놓은 한글을 한참 읽기도 했다....

(돼지국밥 먹고 싶다는 글도 있었다...나두요...합정에 맛있는데 있는데...)

 

 

 

 

 

 

폰세바돈 꼭대기에 오르면 Cruz de Ferro 가 나온다.순례자들은 고국에서 자기 죄의 무게만한 돌을 가지고 와 이곳에 두고 간다. 나는 한국에서 가져오지 못햇다. 아마 너무 커서 가져오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의미있는 것들을 찾다가 여기에 두고 갈 쓸모없는 마음들을 몇 가지 적어 내 발의 물집들을 터뜨렸던 옷핀으로 걸어두고 왔다..

 

 

Ponferrada도착.. 비는 계속 온다..가디스에서 장을 봐왔다..마트 물가 참 사랑스러운 스페인...  오늘 하산길이 너무 험했는데 비까지 와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마 이번주 내 내 비 올듯... 그리고 오늘 서른한 번째 일기를 썼다...!

 

 

 

그리고 마트에서 산 음식 또 망함...무슨 피쉬볼 같이 생긴 거랑 흰 쌀밥 그려져 있길래 샀는데 리얼 쌀밥만 두 개 들어있다...그래서 3분 파스타에 밥 비벼먹음;(해피엔딩)

아일랜드에서 온 존과 이야기하다 또 다시 대통령 이슈로 넘어간다. 외국인들 관심 되게 많다. 존은 4년 전에 아버지와 팜플로나에서 부르고스까지 걸었고 이번엔 혼자 부르고스부터 걸어왔다고 한다.  그런데 몸이 안좋아 작은 마을에서 일주일씩 쉬는 이상한 까미노를 하고 있다며 계속 웃는다. 나는 솔직히 존의 까미노가 맘에 든다. 나보고 걷는거 어떠냐고 묻길래 나 사실 첫날 생장에서 충격 먹었어..Why am I here...했더니 엄청 웃는다...

 

그러면서 오늘 숙소 좋지 않냐며 자기는 전에 엄청 큰 알베르게에서 잔 적이 있는데 독일사람 두 명의 코골이 때문에 죽을 뻔 했다면서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코골이 피해 하면 나도 일가견 있다며 맞장구 쳤다...

 

존과의 타래 마지막 ... 내 이름을 듣더니 보영? 북한 수도 이름이랑 비슷하네!한다. ㅋ ㅋ ㅋ

평양? 하니까 맞아!!하는 존 ..자기는 뭔가를 기억할때 그런식으로 기억한대서 그러라고 했다...

 

 

 

비온다...걷는다...다섯 시간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일곱 시간 걸렸다..Villafranca del Bierzo도착..오늘은 걸으면서 얼음 넣은 쟁반 막국수에 닭갈비를 먹고 싶단 생각을 했다..

 

 

 

 

'나의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티아고 ~~보영이  (0) 2017.05.18
서연이  (0) 2017.05.18
언니네 제주도 여행  (0) 2017.05.12
산티아고 ~~보영  (0) 2017.05.06
[스크랩] 큰아들 만나셔서 행복그득 ㅎ ㅎ  (0) 2017.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