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격언에 따르면 "보는 것은 믿는 것이다." 이성주의자의 주장이다. 그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 달리 말한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히11:3절)
기독교 성경은 만물(萬物)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졌다고 기록한다(창1장). 인간의 창조 목적도 기록한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창1:26절)
창세기에 의하면 보이는 만물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졌다. 하나님의 목적에 따라 보이는 세계는 출발했고 지금도 존재한다. 그러므로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만으로 판단될 수 없다. 이를 피하려면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지니라"(히11:6절)
여기 믿음은 하나님이 계신 것과 하나님이 자신을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는 것을 뜻한다. 이런 믿음만이 보이는 것을 나타난 것으로 판단하는 잘못을 피하도록 돕는다. 이 믿음만이 이성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상식적으로도 보이는 것이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지 않음을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의 행위도 마음 속에 이미 생각하고 계획한 후 정한 목적에 따라 나타난 결과이다. 다시 말해 행위라는 보이는 결과는 생각, 계획과 목적이라는 보이지 않는 원인에 따른다. 행위나 사실만 보고 그 이면에 감추어진 의미를 알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상식도 보이는 것을 이해하려면 나타난 것만으로 불충분하다고 증언한다. 여기 이성의 한계가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나타난 것으로 판단하기를 좋아한다. 이성이 그렇게 가르친다. 아니 이것은 타락의 결과이다(창3장). 오늘날 이런 잘못된 성향은 창조주 하나님을 부정하는 무신론의 특징이다.
창조주 하나님을 부정한다면 인간은 보이는 세상인 자연과 현상을 나타난 것만으로 보고 판단하게 된다. 이 때 이성은 판단의 기준이 되며 과학은 판단의 방법과 수단이 된다. 이 방법에 따른 사람들의 판단은 주관적이며 다양하고 제 각각이다. 물론 다양한 주관적 판단은 논쟁을 통해 객관적 지식으로 바뀌며 사물을 보다 더 깊고 넓게 알도록 돕는다. 그러나 여전히 부분적 지식이다. 이것이 사람 사이 분열과 분쟁의 원인을 제공한다. 이것 또한 이성의 한계이다.
오늘의 본문은 교회와 신자들이 '보이는 것'을 '나타난 것'으로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이를 피하도록 성경과 신학이 도와준다. 성경은 보이는 것을 나타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주권사상, 하나님의 창조 목적 또는 하나님의 경륜에 따라 보고 판단하라고 충고한다.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부요함이여,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뇨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뇨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뇨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11:33-36절)
창조주 하나님이 목적을 갖고 이 세상을 창조했다면 그 목적이 달성되기까지 이 세상은 계속 보존내지 유지될 것이다. 그렇다면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 목적 즉 하나님의 의지, 뜻과 계획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
만약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고 나타난 것만으로 보이는 것을 판단한다면 그 결과 얻어진 인식론적 지식은 극히 부분적이다.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식이다. 이런 지식으론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 그리고 인간의 실존적 상황은 부분만 보게 만들고 나아가 현재로 과거를 거꾸로 판단하게 하는 잘못을 범하게 한다. 여기 또 다시 이성의 한계가 드러난다.
하나님의 창조 목적 또는 하나님의 주권사상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비로소 보이는 세계에 대한 바른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지혜롭게 살 수 있다. 하나님을 경외는 것이 지식과 지혜의 근본인 이유이다(잠1:7, 9:10절). 보이는 것이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지 않는다는 성경의 가르침은 신자들에게 사고 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이성이 아닌 믿음, 즉 나타난 것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 목적이나 경륜이란 관점에서 만물과 현상을 보고 해석할 때 신자에게 지혜로운 삶이 가능하다. 이것이 종국적인 승리의 비결이다. 믿음의 조상들, 선지자와 예수님이 어떻게 신앙 삶을 살았는가를 묵상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히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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