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성부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으로 대답한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1:4-5절)
창세 전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진 선택의 목적은 '우리'로 지칭된 무리가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는 존재로 서는 것이다. 이 목적은 오로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만 달성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기쁜 뜻에 따라 이루어진 예정의 목적은 특정한 무리가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 목적은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달성될 것이다.
헬라어 문법에 따르면 시간의 관점에서 볼 때 예정은 선택보다 앞선다. 논리적으로도 추상적 개념인 예정이 실천적 개념인 선택보다 상위 개념이다. 선택은 예정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성부 하나님은 창세 전부터 기쁘게 예정했고 의지적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선택의 목적이 달성된다면 예정의 목적도 덩달아 달성될 것이다.
이 때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는 존재만이 하나님의 아들이란 신분을 얻을 것이다. '우리'로 지칭된 특정한 무리가 '하나님의 아들들'이 됨으로 '하나님의 가정'이 세워질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은 아버지 하나님을 위해 일할 것이다. '하나님의 가정'은 곧 '하나님 나라'가 될 것이다.
결국 하나님은 자신의 아들로 구성된 하나님 나라를 세워 영원히 통치하고자 예정과 선택이라는 작정을 창세 전에 이미 세웠다.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은 '하나님의 가정' 또는 '하나님 나라'와 긴밀히 연결된다. 성부의 예정과 선택에 중요한 다섯 가지 표현들이 있다.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그 기쁘신 뜻대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고 '사랑 안에서'.
'창세 전'은 예정과 선택의 시기를, '그 기쁘신 뜻'은 예정과 선택의 근원을, '그리스도 안'과 '그리스도로 말미암아'는 예정과 선택의 목적 달성을 위한 조건과 방법을 그리고 '사랑 안에'는 하나님의 사랑이 목적 달성의 종국적 원인임을 각각 뜻한다.
이들 중 가장 주목 받는 표현은 '사랑 안에서'이다. 예정과 선택의 목적은 오로지 '사랑 안에서' 마침내 달성될 것이다. 하나님은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이다. 그러므로 그의 행함과 역사는 늘 사랑에 의해 동인(動因)된다. 사도 요한이 하나님은 사랑이다라고 정의한 이유이다.
하나님의 예정과 선택도 하나님의 사랑에 기인한다는 사실은 놀라운 진리이다. 그리고 예정과 선택의 목적은 하나님의 가장 즉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것이었다. 이 목적을 위해 '우리'로 지칭된 무리는 창세 전부터 하나님의 사랑을 받도록 예정과 선택의 은총을 받은 특별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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